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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이무영의 농민

문장대 2024. 8. 4. 11:53
문장대 이종하는 폭염에 등산을 중지하고 한국문학전집을 독서하고 있다. 직장시절에 근무하는 학교를 찾아와  책을 주문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월부책 판매원의 어려운 형편도 생각하고 퇴임후 여가선용으로 수많은 전집을 월부로 구입하여 그들의 어려움을 돕고 퇴직사후에 읽을 거리를 위해 사둔 여러 전집을 현재 읽고 있다. 춘원 이광수 작품부터 현재 70대인 이문열 소설가들의 작품이 엄선되어 만들어진 한국문학전집 중 오늘은 충북 음성이 고향인 이무영 소설가의 농민이라는 제목의 장편 소설을 소개합니다.

<농민(農民)>
【해설】
   이무영(李無影)이 지은 장편소설. 1950년 [한성일보]에 연재, 발표하였고, 1954년에 금융조합연합회 협동문고로 처음 출간되었다. 충청북도 충주 근처 미륵동과 탑골의 지주·토호들의 빈민 착취를 일삼는 농촌의 실상과 농민들의 울분 항거를 사실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지주 김승지에게 아내 금순이 능욕을 당하여 목매어 자살한 데다가, 근거도 없는 억울한 죄를 뒤집어쓴다. 죽도록 매를 맞은, 주인공 원장쇠는 집을 나가 동학군의 두목이 되어 미륵동 뒷산에 나타난다.
   장쇠는 김승지·박의관 부자 등을 연행하여 그들이 사용하던 형구(刑具)로 설분(雪憤)의 벌을 가하며 속죄를 시키고 종 문서와 빚 문서를 불태운다. 마을사람들이 몰려와 자기들 손으로 죽이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관군(官軍)이 나타나고 장쇠는 또 어디로 잠적한다.
   억울하고 절통한 사정을 어디에 호소할 수도 없이, 자위와 체념 속에 죽어사는 농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형상(形象)하고 미륵동과 탑골이라는 농촌으로 소우주화(小宇宙化)된 사회현실, 김승지와 박의관으로 상징된 조정에 동학란을 발발시켜 불의와 불법을 꿇어앉히는 저항적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장편소설 <농민>은 대하소설 <농민> 5부작의 제1부에 해당된다. 제2부 <농군(農軍)>은 1952년 [서울신문]에, 제3부 <노농(勞農)>은 1954년 [대구일보]에 연재, 발표되었다.
   <농군>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던 장쇠가 농군이 되려고 돌아오다가 경술국치를 저지하기 위하여 의병대장이 된다. 그러나 국운은 이미 기울어져 장쇠는 다시 집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노농>에서 장쇠가 다시 등장하여, 새로 들어선 더욱 간악한 지주들 밑에서 현실 극복을 위하여 보(洑)를 수축하고 넓은 땅을 개간하기 위하여 주야로 분투한다. 그러다가 지주들보다 더욱 굴욕적으로 농민을 짓밟는 일제에 대하여 항거하는 이 지역의 3ㆍ1 만세 계획을 세워 아들 만석의 합세로 민족적인 울분을 터뜨린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일본 관헌에게 발각되어 좌절당하고 쫓기는 몸이 된다. 대하소설 <농민>은 미완이라 할 수 있지만 동학란ㆍ경술국치 및 3ㆍ1봉기 등의 민족사적인 배경에 농민의 수난사를 생동감 있게 엮어나가고 있다.
   노농인 아버지 원치수, 농군 장쇠 그리고 아들 만석, 농민 3대의 박해받는 생애와 농민의 이상, 민족의 열망이 주인공의 극적인 출몰과 쫓김의 절박한 상황으로 절정을 이루며 반복되는 플롯을 이루고 있다.
【개관】
▶배경 : 조선 후기 양반의 폭정에 항거한 동학 혁명.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지배받는 농민들의 숙명적인 항거
【등장인물】
▶김승지, 박의관 : 농민들을 못살게 구는 악덕 양반
▶장쇠 : 비천한 농민으로 양반 계급에 항거하는 순박한 농민
【줄거리】
   『충주읍 근처의 미륵동에는 김승지, 탑골에는 박의관이라는 두 토호(土豪)가 양민을 괴롭혀 왔다. 김승지는 선량한 농민인 장쇠의 아내 금순이를 겁탈하였다. 금순이는 끝내 목을 매 자살했고 아내를 잃은 장쇠는 오히려 누명을 쓰고 죽도록 매를 맞았다.
   원한에 찬 장쇠는 그때 한창 기세를 올리고 있던 동학군에 가담하였다. 동학군의 한 무리를 거느린 두목이 되어 장쇠는 마을 근처의 산에 잠입하였다. 그는 김승지 부자(父子)와 박의관 부자, 그리고 아내를 꾀어갔던 노랑할멈 등을 붙들어 왔다. 그리고는 종문서와 빚문서를 불태우고 그들이 쓰던 형틀에다 그들을 다루었다.
   이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평소의 원한에 저마다 자기 손으로 처치하겠다고 아우성을 친다. 장쇠는 비로소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킨다. 이때 동학군을 쫓아 관군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당황한 군중이 몸을 피하느라고 크게 소동을 벌이는 통에 남장을 하고 나타난 김승지의 딸 미연이와 박의관의 아들 일양이는 각각 자기네 부모를 구해 달아난다.』


   『미륵동 장쇠가 돌아왔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누구의 입에서 먼저 나온 말인지도 모르게 이 소문은 한 입 건너고 두 입 건너 그날 해 지기 전에 근처 마을까지 퍼져 나가고 있었다.
   “아. 장쇠란 놈이 집에 들어왔다면서? 거 참말인가?”
   이런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덧붙여 놀라워했다. 이 소식은 정말 동네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소식이었다.
   충청도 충주읍에서 그리 멀지 않은 미륵동에는 김승지라는 사람이 여러 부녀자들과 동리의 예쁜 처녀들을 욕보이고, 죄 없는 농민들을 모함하여 곤장을 때리거나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등 온갖 악한 짖을 자행한다. 탑골의 박의관은 김승지만큼 포악하지는 않으나, 그 당시 양반이면 누구나가 그랬듯이 농민들을 못살게 굴었다. 이 두 세도가는 서로의 세력을 위해 원수처럼 지냈다.
   그러던 중 김승지는 장쇠의 처 금순이를 넘보게 되어 욕을 보이자, 금순이는 목을 매어 더러움을 씻으려 한다. 김승지는 후환이 두려워 장쇠를 죽이려 한다. 김승지는 동리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돌이를 시켜 곤장을 때리고, 반응이 없자 화가 나 장쇠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이때 김승지의 막내딸 미연이가 나타나 아버지를 말리고 미연이는 모든 동네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다. 겨우 살아난 장쇠는 마을을 떠나고 김승지의 소작인 노릇을 하던 장쇠의 아버지 원치수는 소작을 버리고 어렵게 생활한다.
   장쇠는 동학당에 가입한다. 미륵동과 탑골에도 동학란의 손실이 뻗쳐 양반들이 잡혀온다 장쇠는 동학당의 지방 괴수가 되어 부락민이 모인 가운데 양반을 문죄한다. 장쇠는 군중으로부터 잡아온 김승지 일파를 어떻게 처치할 것인가를 묻는다.
   그러자 군중들은 죽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장쇠는,
   “김승지를 죽이자는 여러분의 뜻은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원수를 갚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우리의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아 모든 사람들이.........”
   이럴 때 군중들은,
   “아니다. 죽여라. 죽여라!”
라고 외쳤다. 결국 미연이를 장쇠에게 주겠다는 김승지의 승낙 요구로 군중들은 돌변하고, 이때 미연이 장쇠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게 되자, 군중들은 가라앉았다. 그러는 사이 관군이 올라온다.
   “두목님, 관군이오.”
   “관군이다. 싸워라.”
   장쇠의 호령 소리에 산이 찌르렁 울렸다. 그때까지도 아직 먼동이 틀 염도 하지 않았다. 당황한 군중이 몸을 피하느라고 크게 소동을 벌이는 통에 남장을 하고 나타난 김승지의 딸 미연이와 박의관의 아들 일양이는 각각 자기네 부모를 구해 달아난다.』
【감상】
   이 작품은 그의 농촌소설을 대표하는 역작으로 반도시적인 입장에서 귀농하여 쓴 작품의 하나이다. 여기서는 토호들의 갖은 수탈과 학대에 희생당하던 가련한 농민들이 동학군의 힘을 빌어 골수에 맺힌 한을 풀고자 하는 반항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이 작품 이전의 일련의 농촌 소설에서 보여주던 순박한 순정과 안내와 애환을 훨씬 넘어서서 적극적인 행동의 농민상을 부각하여 준다.
   이 작품에서 당시의 부패한 양반의 대표격으로 김승지를 그리고, 여기에 항거하는 농민의 전형을 장쇠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그들 두 인물이 가지는 대조적인 위치를 설정함으로써 사회에서 가장 이면적 인간의 현실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한편, 계급 투쟁의 저항 정신을 내세운 <농민>은 엄격한 의미에서 농민소설이 아니며, 계급 의식에 대해 항거하는 데 역점을 두었기 때문에 부조리에 대한 핍박받는 계층의 갈등을 중심으로 하는 반사회적인 소설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한다.



[출처] 이무영 : 소설 <농민(農民)>|작성자 틀